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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 형사 · 행정

안전밸트 여부의 자유권과 벌금의 문제 음주운전이나 졸음운전 그리고 운전 중 휴대전화의 사용 등 범칙금대상으로 알려진 행동들의 경우는 타인에게 피해를 줄 것이 명백하므로 단속대상이 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안전띠 착용을 단속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 자체만으로도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도 아닌데 과도한 자유권 침해가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안전띠 착용 의무는 도로교통법에서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 의무와 헌법에서 말하는 '자유권'과 함께 놓고 볼 때 법원은 어느 것을 우선하게 될까요? 가령 ① 안전띠를 매도록 하고 이를 위반하면 범칙금을 납부하도록 통고하는 조치가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는가? ② 또한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는 사항인가? ③ 또한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가? 이와 같은 생각으로 2003년에 제기된 한 판례가.. 더보기
연습면허란? 연습 운전면허는 보통 1종 면허 혹은 2종 면허 시험을 보면서 필기시험과 통칭 기능시험을 합격하면 마지막 단계인 '도로주행 시험을 받기 위해 임시로 발급하는 면허'입니다. 보통 기능시험은 학원 운전연습장 내에서 시행되지만 도로주행은 학원 내가 아닌 '관리 감독 하에 있는 학원의 외'에서 시행되므로 학원 밖의 장소에서도 운전면허 시험을 보기 위해 임시로 운전면허를 발효시키고자 하는 취지인 것이죠. 학원 연습장에서 도로 주행연습을 할 수 없는 시간적 여유 혹은 기타 사유에 의해 어려운 경우에는 개인적으로 학원으로 가서 발급 받은 다음 도로 주행 교육을 6시간 받으면 집에서 자가적으로 연습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의해야할 사항이 있는데요, 바로 혼자 운전을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서는.. 더보기
길에서 주운 돈으로 법원에 가야하나요? 한번은 궁금해 했지만, 그 이상은 궁금해 한 적이 없습니다. 땅위에서 지폐 혹은 동전을 습득하면 말 그대로 '지나가다 돈 주웠다'이기 때문에 자연스레 소유권은 본인에게 넘어오게 됩니다. 하지만 2명 이상이 돈을 발견한다면, 소유권은 누구 것일까요? 서로 본인의 것이라고 주장하다가 결국 법정까지 오게 된 사례가 있습니다. 가장 먼저 소유권과 점유권의 차이에 대해 알아야 하는데요. 둘의 공통점은 '물건을 사실상 혹은 모든 것을 지배할 수 있는 권리'라는 점입니다. 여기서 차이점은 소유권은 수익, 사용, 처분 이 3가지의 성질을 가지고 점유권은 오로지 '사실상 지배'를 가지게 됩니다. 자동차를 리스 및 구매했다고 예를 들면, 점유권은 오로지 '사실상 지배'를 가지게 됩니다. 자동차를 리스 및 구매했다고 예를 .. 더보기
대법원이 그 강제추행 사건을 다시 심리하게 한 이유 형법 제1조 제1항은 "범죄의 성립과 처벌은 행위 시의 법률에 의한다"는 것은 소급효금지의 원칙을 다루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A라는 행동을 했을 때, 그 당시에 범죄로 평가되었던 것이 아니라면 현재의 법률로 처벌할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이 원칙을 이해했을 때, 대법원이 이 사건을 파기환송한 이유에 대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얼마 전, 강제추행으로 기소된 목사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환송했습니다. A씨는 신도인 B씨를 상대로 2011년, 2013년에 각각 한 차례씩, 그리고 2015년에 신도 C씨를 상대로 7차례의 강제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았습니다. 더구나 이 사건 피고인 A씨는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는 도중에도, 피해자들에 대해 악의적인 소문을 내는 등의 행태를 보.. 더보기
모욕죄가 인정되지 않은 사례 모욕죄는 엄연히 형법 제311조에 규정된 명예에 관한 죄입니다. 해당 규정에서는 간단하게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사실 실제로 적용해보면 상식적 판단이 상당히 어려운 범죄이기도 하죠. 일단 모욕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법 문언에서 드러나듯이 "공연히" "사람"을 "모욕"해야 합니다. 여기에서의 공연성이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하며, 사람은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사람(자연인이라고 합니다)은 물론이고 법인, 법인격 없는 단체도 포함되지만 이미 사망한 사람의 경우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제일 애매한 부분은 바로 '모욕'의 범위에 관한 문제입니다. 대법원은 모욕죄를 "사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 더보기
성희롱 사건의 판단기준을 제시한 판례 최근 성희롱 사건의 판단기준을 새로 새운 대법원 판례가 나왔습니다. 이 사건은 한 대학교수의 성희롱 사건에서 촉발되었는데요. 이 사건 원고인 대학교수 A씨는 학생에 대한 성희롱 등의 이유로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2015년 4월에 해임을 당했습니다. A씨는 이에 불복하여 소청심사를 청구했고, 기각된 이후 교원소청심사위원회결정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A씨가 해임이라는 중징계를 받게 된 사유는 총 8종에 달합니다. 피해자는 2명이었고, 이들에게 "뽀뽀를 해주면 추천서를 만들어 주겠다"고 하거나, 소위 백허그를 하는 행위, 손으로 엉덩이를 치는 행위, 그리고 "남자친구와 왜 사귀냐, 나랑 사귀자" 등의 불쾌한 말을 한 행위 등이 징계사유가 되었죠. 지금까지 이런 행동들은 "격의 없고.. 더보기
'도로'가 아닌 장소에서 접촉사고가 일어난 경우? 학교 운동장에 주차되어 있던 차들이 충돌하는 사건, 앞마당 같은 공터에서 주차경계선이 불분명해 통행 도중 접촉사고가 일어난 사건, 시골의 외길에서 앞차와 뒤차가 서로 양보하다가 부딪친 사건 등처럼 일반적인 통제 및 관리능력이 갖춰있지 않는 곳에서 접촉사고가 일어나면 '도로'에 준하는 법이 적용될까요? 해당 법의 1조를 살펴보면 ① 도로망의 계획수립, ② 도로 노선의 지정, ③ 도로공사의 시행과 도로의 시설 기준, ④ 도로의 관리 및 보전과 비용 부담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다고 합니다. 어떤 공간을 '도로'로 특정하는 법인데요. 이 법률에 명시한 내용과 같이 통상적으로 경계선 혹은 중앙경계선이 있는 곳이라면 '도로'라고 볼 수 없는 여지는 없습니다. 보도, 자전거도로, 교량, 육교 등도 도로로서의 부속물.. 더보기
마약사범의 수사공헌을 위한 던지기 사건 마약의 취급에 관련한 내용을 다루는 마약류관리법의 엄정함은 정평이 나 있습니다. 마약류의 단순 투약이나 흡연 역시 무거운 처벌을 피할 수 없으며, 수출입이나 매매 등에 관한 사건이라면 실형을 모면하기가 어려운 수준입니다. 게다가 마약류관리법 위반 사건은 그 특수성 때문에 다른 범죄에서는 보기 어려운 몇몇 행태가 발견되곤 하는데요, 수사공헌에 관한 내용이 바로 그것입니다. 한국에는 흔히 유죄협상으로 부르는 플리바게닝이 도입되지는 않았습니다. 이 제도의 도입은 민감할 수밖에 없는 문제로, 지금도 찬반논란이 거센 상황입니다. 사법제도가 형해화 될 수 있다는 우려는 너무나도 타당하며, 복잡하고 교묘한 현대의 범죄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주장도 이해가 됩니다. 다만, 이에 유사한 방법이 현재에도 마약.. 더보기
반복적인 소음으로 피해를 입힌 경우의 죄책 일반적인 경우, 지나치게 큰 소리를 내 이웃에게 피해를 입히는 행위는 경범죄처벌법으로 다루게 됩니다. 경범죄처벌법 제3조 제1항 제21호에서는 인근소란 등에 관한 규정을 마련하고 있는데요, 이는 "악기, 라디오, 텔레비전, 전축, 종, 확성기, 전동기 등의 소리를 지나치게 크게 내거나 큰 소리로 떠들거나 노래를 불러 이웃을 시끄럽게 한 사람"을 처벌하는 규정입니다. 하지만 도저히 이 경범죄처벌법으로 다룰 수 없는 사안이 종종 발생합니다. 35사단의 이전과 관계된 주민과의 갈등에서 비롯된 이 사건은 다름아닌 '공무집행방해 및 폭처법상 공동상해'사건으로 비화했습니다. '35사단 임실 이전 반대투쟁위원회' 관계자인 피고인들은 2013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군부대 앞에서 지속적으로 장송곡을 틀어 업무와.. 더보기
지하철성추행 피고인이 연이어 무죄판결을 받은 이유 사람의 기억은 완전히 신뢰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냉철한 이성에 근거해서 온전히 있었던 사실만을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죠. 무의식 중에 자기에게 유리한 증거를 취사선택하거나, 있었던 사실을 왜곡하거나, 본인이 인지하지 못했던 사실을 인지했다고 착각하는 일은 흔하디 흔한 일입니다. 이 기억의 왜곡이 만들어 내는 위험한 케이스가 바로 범인의 오인지목입니다. A라는 사람이 범죄피해를 겪었는데, 실제 범인인 B가 아니라 C를 범인이라 믿게 되는 경우죠. C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아닐 수 없는데요, 이런 케이스가 지독한 이유는 실제로 A가 철석같이 범죄를 저지른 게 C라고 믿고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2013년에 발표된 '무죄판결과 법관의 사실인정에 관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