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소송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환자 측의 입장에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바로 곁에서 눈으로 보면서도 실수를 잡아내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고 전문적인 의료행위의 과실을 일반인이 잡아내기는 쉽지 않죠.
지난 6월 22일에 판결이 내려진 사건 여깃 자칫 미궁에 빠질 뻔한 사건입니다. 고령의 말기 신부전 환자였던 A씨는 2013년 5월경 바닥에 미끄러져 넘어졌는데, 뇌출혈 의심 소견에 따라 병원을 옮겼습니다. 그러나 2주후 위장계통 출혈까지 우려되어 수면 위내시경 검사를 진행하였으나, 수술 후 깨어나지 못한 채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사망하고 말았죠. 이에 유족들이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항소심은 일련의 의료행위상의 과실을 총 3종으로 분류하여 검토했으며, 과실과 사망의 인과관계를 검토한 후, 따로 설명의무의 위반여부를 확인했습니다. ① 진정 위내시경 검사 결정에 과실이 있었는지 ② 프로포폴 투여과장상 과실이 있었는지 ③ 프로포폴 투여 전후 저산소증 대비상 과실이 있었는지를 확인한 후, 여기에서 발견된 과실과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었는지를 확인했죠.
핵심적인 문제는 프로포폴 투여과정상의 과실이었습니다. 고령에 만성 신부전을 알고 있던 망인은 프로포폴 초기용량은 18.75~37.5mg이 적절했으며, 결과를 살펴 추가로 프로포폴을 투여하는 것이 바람직했으나, 간호기록지 등에 드러난 바에 따르면 그저 프로포폴 70mg을 투여했다고만 기재되어 있을 뿐이었죠.
또한 피고측에서는 프로포폴 초기용량이 40mg이었다고 주장하지만 설령 그것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적정 프로포폴 투여 초기용량을 넘는 상황이었습니다. 거기에 따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에 의한 마취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성이 있었음에도 이를 고려하지도 않았죠.
결국 법원은 "피고 병원은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인한 망인의 사망이라는 결과가 피고 병언의 과실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원인으로 인한 것이라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고 있는 이 사건에서, 망인은 피고 병원이 프로포폴 투여과정상 과실로 저산소증을 발생시킨 과실로 인하여 저산소성 뇌손상을 원인으로 사망하였다고 추정된다."고 판단하며 병원 측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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