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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 형사 · 행정

미수에 관한 성폭법 개정안

 

 

지난 2017년 12월 27일, 다소 극단적인 내용의 성폭법 개정안이 발의되었습니다. 다름아닌 제15조에 관련된 내용인데요. 이 제15조는 바로 미수범의 처벌에 관한 내용입니다. 여기에 2항을 추가하여 "미수범을 본죄에 준하여 처벌한다"는 내용을 넣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이 개정안이 발의된 배경에는 악질 성폭력 사건의 증가와 이에 따른 법감정의 악화가 빠질 수 없겠죠. 이에 국회에서 호응한 결과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만 객관적으로 볼 때 다소 지나친 감이 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현실적으로 가능한 얘기입니다. 형법에서는 미수범에 대한 감경규정을 마련하고 있으나 형사특별법에서 "본죄에 준하여 처벌한다"는 규정을 넣는다면 미수범이라도 범죄를 완성한 기수범과 똑같이 처벌할 수 있죠.

 

 

 

 

 

 

 

실제로 이 내용이 반영되어 있는 법률이 몇 있습니다. 출입국관리법이나 관세법이 대표적이죠. 금지품수출입죄, 관세포탈죄, 무면허수출입죄 등의 미수범은 본죄의 정법에 준하여 처벌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이는 분명히 형법의 기본원리에서 다소 벗어나 있는 내용인 것 역시 분명합니다.

 

관세포탈죄 등의 경우에는 그 특성과 위험성을 고려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헌재에서 인정된 바 있습니다.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고 조직성, 전문성, 지능성, 국제성을 갖춘 영리범이란 특성 때문이죠. 거기게 범행의 인지나 체포가 극히 어렵고, 기수/미수/예비를 엄격히 구별하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번 성폭법 개정안에서 주장하는 근거는 "성폭력범죄에 있어서는 피해자의 법익 침해가 미수범이라고 하여 결코 작지 않다"는 것뿐입니다. 현실적으로 볼 때 이 개정안이 그대로 통과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봐야겠죠. 하지만 분명한 내용이 있습니다. 이런 개정안이 발의되었다는 것은 성폭력범죄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어느 정도로 악화되어 있는지를 시사합니다.

 

너무나도 당연한 얘기입니다만 이런 시국에는 성폭력범죄에 어떤 형태로든 관련되지 않는 것이 최선이며, 관련되었다면 최대한 빨리 이를 벗어나는 것이 차선입니다. 그리고 마냥 법률시스템을 신뢰하여 사건을 방치해버리는 것이 최악이죠. 반드시 사건 초기에 변호사와 상담하여 해결책을 찾는 것이 바람직한 해결 방법이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