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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 · 채권추심

동산의 선의취득, 자동차는 안 된다?!

정당한 거래라고 믿고 산 물건이 내 것이 아니라면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을 텐데요. 일상 속에서 이러한 사례들이 종종 발생하곤 합니다. 바로 동산의 선의취득에 관한 문제인데요.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인지, 예외적인 경우로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동산의 선의취득이란 우리 민법에서 규정하고 있는데요. 민법 제249조에서는 부동산이 아닌 동산을 선의, 무과실로 평온 공연하게 양수하여 점유한 사람은 양도인이 정당한 소유자가 아닌 때에도 그 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간단한 예로 보면, A씨의 명품가방을 빌린 B씨가 마치 자신의 물건인 것처럼 하여 C씨에게 판 경우, 가방의 원래 주인이B씨라고 믿은 C씨는 선의의 취득자로서 가방의 소유권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경우 A씨는 B씨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동산의 선의취득은 사인간의 거래의 안정성과 신속성을 위해서 인정되는 것인데요. 이러한 취지에도 불구하고 허용되지 않는 물건도 있습니다. 바로 등기, 등록에 의해 공시되는 동산은 선의취득에서 제외하고 있는 것인데요. 대표적인 것에는 자동차가 있습니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건설기계나 항공기, 선박 등도 등기하여야 하는 동산으로서 선의취득의 대상이 아닌데요. 이와 관련된 사례 하나를 살펴보겠습니다.




[사례1] 고가의 외제차를 장기 임대한 A씨는 임대기간 동안 임대료와 할부금의 명목으로 2억원에 달하는 차량가액을 전부 지급하고 해당 자동차의 명의이전을 요구하였는데요. 해당 차량의 임대계약 회사는 무권리자였고, 이를 알지 못한 A씨는 선의취득을 주장하게 된 사안입니다.




이 사례에서 법원은 자동차 소유권의 득실변경은 등록을 받아야 효력이 생기므로, 자동차에 관하여서는 동산에 관한 선의취득 규정은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판단하여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 알려드립니다.








[사례2] 자동차를 팔아준다는 중고차 딜러에 속아 차를 인도해준 B씨는 차는 넘겼으나 인감증명서나 위임장 등은 건네지 않았는데요. 중고차 딜러는 스스로 나머지 서류를 꾸며 C씨에게 해당 차량을 판매하였고, C씨는 이를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 이전등록을 마쳤습니다. 이후 이 사실을 알게 된 B씨는 매매의 무효를 주장하며 소유권이전청구소송을 제기하였고, 차량이용에 관한 비용도 함께 청구한 사안인데요.




이 사례에서 재판부는 자동차는 선의취득의 대상이 아니므로 소유권을 이전해주어야 한다고 인정하였습니다. 차량 사용료에 대해서는 선의의 점유자는 점유물의 과실을 취득한다는 민법 제201조의 규정을 들어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하였는데요. 다만 최초에는 선의의 점유자라 할지라도 소유권 등에 대한 소송에서 패소한 때에는 그때부터 악의의 점유자 또는 악의의 수익자로 추정되므로, 그 이후의 이익에 대하여는 반환하여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최근에는 장기렌탈이나 리스 등 다양한 계약의 형태로 실제 소유주와 영업대행사 사이의 권리관계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인데요. 재산적 가치가 큰 물건이니만큼 계약이나 거래를 할 때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이로써 오늘의 포스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