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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 형사 · 행정

효험없는 굿, 사기일까요?

살다 보면 우환을 겪거나 중대한 결정을 앞두고 마음의 결정을 하지 못해 갈팡질팡 할 때가 있곤 하는데요. 이럴 때 무속인을 찾아가시는 분들이 종종 계십니다. 때때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굿을 해야 한다고 권유받기도 하는데요. 무언가 목표를 가지고 있을 때 그것을 이루어주겠노라 한다면 본인의 상황이 절실한 만큼 솔깃하게 되는 것이 사람의 심리이지요. 그런데 이렇게 큰 비용을 들여 힘들게 굿을 했는데 아무런 효과가 없다면 무속인은 사기를 친 것에 해당하는 것일까요?







먼저 우리 법에 규정된 사기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기죄란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서, 형법 제347조에서 규정하고 있는데요. 즉 사람을 속여서 금전적인 이득을 얻는 범죄를 의미합니다. 이 때 속이는 방법에 대해서는 제한이 없는데요. 상대방을 적극적으로 속이든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서 속이든 또는 말이나 행동 그 어떤 수단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사람을 착오에 빠뜨리는 행위를 모두 아우르는데요.




이러한 사기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중죄이며, 미수범도 처벌될 수 있습니다. 또한 상습범에 대해서는 가중처벌 규정도 있을 만큼 엄격하게 단속하고 있는 범죄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는 선량한 시민을 속여 이득을 취하는 자에게 책임을 무겁게 지운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절박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말해주는 굿은 이런 사기에 해당이 되는 것일까요? 두 가지 관련 사례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사례1] 오랫동안 아이가 없었던 부부에게 삼신할매로부터 아이를 점지 받는 굿을 하면 3개월 내에 자연적으로 임신이 된다며 2천만원을 받은 사안



[사례2] 굿을 하지 않으면 피해자의 부모님이 올해 안에 사망할 수 있다며 굿 비용으로 4천만원을 받은 사안







위 사례들은 보통 사람들이 굿을 하는 흔한 경우에 속하는데요. 법원은 위 사례들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굿과 같은 무속은 토속신앙의 일종으로 객관적인 논리로 설명된다기보다는 정신적인 세계를 전제로 하여 성립된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이것을 하게 되는 원인은 주로 본인이 바라는 결과가 무조건 달성되어야 한다는 의미보다는 그 과정에서 얻게 되는 마음의 위안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비록 목적 달성의 결과를 조건으로 하고 굿을 했는데 실제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결과만을 놓고 무속인이 기망했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인데요.




다만 굿을 시행하는 무속인이 진의로 무속행위를 할 의사가 없고 스스로도 그 효과를 믿지 않으면서 효과 있는 것 같이 가장하고 속여서 금전상의 이득을 취하는 경우라든지 혹은 일반적인 범주를 벗어나 돈을 뺏을 목적으로 적극적으로 속인 경우에는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점 알려드립니다.




굿과 같은 무속행위는 그 결과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가 현실적으로 힘이 드는데요. 혹여나 실제로 굿을 할 의사와 능력이 없고 겉치레로 굿을 한 경우라 하더라도 그 진의를 밝혀내는 것은 무척이나 힘든 일입니다. 무속행위를 함으로써 마음의 안정을 얻는 것으로 만족을 할 것이라면 모르겠으나, 지나친 의존은 오히려 피해를 입게 될 수 있으니 주의하여야 하는데요. 특히 통상의 정도를 벗어날 만큼의 권유나 압박을 하는 무속인은 꼭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이로써 오늘의 포스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