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을 찾아오시는 분들 중에 남편과 오랜 기간 거의 남남으로 살아왔는데, 남편 사망 이후에 알고 보니 떠안은 빚만 너무 많아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사연이 종종 있는데요. 결혼 후 오랜 기간 힘들게 살아오셨는데, 남편이 세상을 떠나면서까지 빚을 남겨서 남아 있는 가족들이 막막하신 나머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오신 경우입니다.
원칙적으로 결혼 생활이 원만했거나 별거 중 이었거나 혹은 사실상 이혼상태였거나 가리지 않고 이혼을 하지 않고 부부관계가 유지된 상태에서 배우자가 사망하면 상대방은 상속인이 됩니다. 상속을 사람들은 보통 재산을 물려받는 정도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틀린 말은 아니지만, 상속은 망자의 재산상 권리만 받는 것이 아니라, 의무도 모두 이어받습니다. 따라서 배우자나 부모가 사망하면 재산뿐 아니라 사채나 은행 대출 같은 빚도 모두 물려받게 되는데요. 상속은 재산만 받는 것이 아니라 빚도 물려받는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상속은 빚도 물려받게 되어 부모나 배우자가 남기고 간 빚을 남은 사람들이 평생 정리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상속에는 상속받을 권리, 의무와 함께 상속 자체를 포기할 자유도 있는데요. 즉 상속인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상속을 받느냐 마느냐로 나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에는 3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쉽게 말씀드리자면 ① 상속을 받느냐 (단순승인), ② 상속을 받지 않느냐 (상속포기) ③ 상속을 받되 채무는 상속재산 범위 내에서만 부담하느냐 (한정승인)의 방법이 있습니다.
먼저 단순승인은 말 그대로 그냥 상속을 받는 것입니다. 사망한 사람의 빚과 재산을 모두 아무런 조건이나 제한 없이 받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상속이라고 하면 이것을 말하는데요. 단순승인을 하기 위해서 어떤 방식을 요하는 것은 아니고, 그냥 가만히 있으시면 됩니다. 사망한 사람의 명의의 부동산에 상속등기를 하고 있지 않거나 상속세를 내고 있지 않더라도 상속이 된다는 점 알아두세요. 하지만 단순승인은 빚도 상속이 되기 때문에 법에서는 상속인에게 선택할 기회를 주는데요. 3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상속재산이나 빚이 얼마인지 알아보고 상속을 받을지 여부를 결정하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3개월의 기산점은 피상속인의 사망과 자신이 상속인임을 알게 된 날이라고 하는데요. 쉽게 말씀드리자면 피상속인의 사망일 기준으로 삼으면 됩니다.
다음으로 상속재산보다 빚이 더 많다면 선택할 수 있는 상속포기가 있습니다. 다만 상속포기는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포기를 해야 하는데요. 상속포기를 선택하게 되면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닌 것으로 되기 때문에 다른 상속인 중에 상속포기를 하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 다시 상속재산과 채무가 넘어가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상속받을 재산과 채무 중 어느 것이 많은지 불분명 할 때에는 한정승인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데요. 한정승인이란 상속은 받되, 채무는 상속범위 안에서만 부담하겠다는 의사표시로 상속인에게 가장 유리한 절차입니다. 이것도 상속포기와 마찬가지로 3개월 내에 법원에 청구해야 합니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상속포기와 한정승인은 피상속인이 사망하기 전에는 할 수 없으며, 설사 사망 전에 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무효가 된다는 점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결국 상속재산과 채무 중에서 재산이 확실히 많다면 단순승인을, 채무가 확실히 많다면 상속포기를, 빚과 재산이 비슷하거나 불분명하다면 한정승인을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상속 관련 분쟁은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은데요. 상속으로 인한 분쟁으로 현재 고민하고 계신 분들은 언제든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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