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이나 파혼 후 예물반환 해야 하는 걸까요?

Q. 저는 3년의 연애 끝에 결혼한 34세의 여성입니다. 연애 당시 양가에 결혼을 하겠다고 말씀 드렸을 때 시부모님과 시누이 모두 전문직인 지금의 저희 남편과 교사인 저의 처지가 맞지 않다며 결혼을 매우 반대하였습니다. 저는 마음의 상처를 받아 결별을 선언하였고 헤어졌었지만, 얼마 후 남편이 저를 붙잡아서 우여곡절 끝에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결혼을 하게 되었지만 행복했던 신혼 기간은 잠시였고 저와 시댁 식구들의 마찰이 심해지자 남편은 처음에는 갈등을 조율하는 태도를 보이다가 나중에는 시댁의 폭언에도 일방적으로 시댁 식구의 편을 들어서 결국 결혼 4년 만에 이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혼과 재산 분할의 과정이 이루어지던 중 시댁 쪽에서 결혼 당시 저에게 해 준 약혼 예물을 돌려달라고 합니다. 이를 돌려줘야 하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약혼 예물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혼인이 성립하고 나서 그 혼인 생활이 상당기간 지속되었다면 그 이후에 아무리 둘의 사이가 나빠져 이혼을 결심했다 하더라도 그 예물을 돌려줄 필요가 없는데요. 결혼이 성립했다고 판단되면 그 금전이나 금품이 오간 목적을 다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법적으로 예단 혹은 예물의 성격을 혼인 이후 부부나 양가의 정을 돈독하게 하기 위해 주고 받는 것이 그 이유인데요.

 

 

그러면 돌려줘야 하는 특별한 사유란 어떤 경우를 말하는 것일까요? 여기서 말하는 특별한 사유란 예물을 받은 사람이 애초에 결혼 생활을 성실히 할 의사가 없었다고 판단되면 예물을 받은 사람의 과실로 결혼 생활이 파탄에 이르렀다고 보고 약혼 예물의 반환을 해야 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또한 약혼 예물은 결혼이 성립했다고 판단되면 그 이후 반환의무가 없어지므로, 결혼에 이르지 못하고 약혼의 기간 중에 파혼에 이르거나,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사실혼 관계에서 단기간에 파탄된 경우에는 쌍방이 서로에게 받은 예물을 반환하여야 합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파혼의 책임이나 과실이 있는 쪽에서는 상대방에게 예물을 반환해달라고 요청할 수 없다는 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그렇다면 약혼 예물이 아닌 결혼 예물의 경우에는 이혼을 할 때 돌려줘야 하는 것일까요? 대법원은 결혼 예물을 결혼식 과정에서 생기는 금품의 교환이라고 보고 있는데요. 약혼 예물과 다르지 않다고 보아, 약혼 예물과 같은 법리로 판단합니다. 즉 결혼 생활이 성립하여 일정 기간이 흘렀다면 결혼식 비용이나 약혼 예물은 돌려줄 필요가 없는데요.

 

 

 

그러면 예물 반환을 청구할 수 없는 일정 기간이란 어느 정도의 기간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판례는 결혼한 지 1년 만에 별거에 들어가 부부 관계가 파탄된 사안에서 결혼 준비과정에서 오고 간 금품을 돌려주라는 취지의 판결을 하였는데요. 하지만 이와 달리 두 사람이 혼인 신고를 마치고 1년 동안 정상적인 부부 생활을 한 경우에는 부부 공동체로 보고 그 기간을 결코 단기간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예물과 예단을 반환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로써 오늘의 포스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