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의 부정행위, 어디까지 인정될까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면 행복한 미래가 펼쳐질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결혼생활이 시작되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게 현실입니다. 여러가지 상황 때문에 요즘은 젊은 사람들이 결혼을 하는 것도 힘들다고 하고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는데요. 그에 못지 않게 이혼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씁쓸하기만 합니다.

 

 

 

오늘은 재판상 이혼 중에서도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부정한 행위"에 대해 포스팅 하고자 합니다. 협의이혼 중 재산분할이나 위자료, 양육권, 양육비, 이혼 의사등 모든 사항에 대해 합의가 되지 않는 경우에는 조정이혼이나 재판상 이혼으로 진행되는데요. 우리 민법은 재판상 이혼사유에 대해 제840조에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아래와 같이 6가지 사유를 정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1호에서 정하고 있는 "부정한 행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민법 제840조 제1호에서 말하는 부정한 행위란 바로 "배우자로서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못한 일체의 행위"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서 상식적으로 판단할 때, 배우자 있는 자가 배우자 아닌 다른 이성과 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되는 행위를 일삼는 일체의 일탈행위 정도로 이해되는데요. 예를 들어 배우자 아닌 다른 이성과 "여보, 자기" 라는 호칭을 사용하면서 사랑한다, 보고싶다 라는 내용의 메일이나 문자를 주고 받는 행위, 진한 스킨십을 하는 행위, 이성과 여관을 들락거리는 행위 등을 들 수 있는데, 부정한 행위는 전에 간통죄가 성립했던 당시의 간통 보다는 넓은 개념입니다. 즉 부정한 행위는 성관계에까지 이르러야 성립되는 것이 아니라, 성관계까지 이르지 않더라도 배우자로서의 정조의무를 위반한 모든 행위를 말하는 것입니다.

 

 

 

 

 

 

판례에서 인정하고 있는 사례를 조금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부정한 행위라고 인정한 경우로는 ① 이성과 한방에서 밤을 지낸 행위 ② 이성과 껴안고 입 맞추면서 심하게 어루만지는 행위 ③ 사창가를 드나든 행위 ④ 배우자의 과실에 의해 자초한 과음으로 인한 탈선행위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그러면 반대의 경우도 살펴볼까요? 판례에서 부정한 행위라고 인정하지 않은 경우로는 ① 마음속으로 다른 이성을 생각하거나 꿈꾸는 경우 ② 술에 만취된 상태 또는 정신을 잃고 있는 상태에서 자의에 의하여 행해지지 않은 경우 ③ 강간에 의한 경우 ④ 혼인 전의 행위, 예를 들면 혼전 동거나 연애 사실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를 이유로 이혼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배우자와 상간자에 대한 휴대폰 통신기록 조회는 필수입니다. 물론 부정한 행위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가 될 수는 없다 하더라도 통신기록을 자세히 조사하다 보면 상황증거로 삼을 수 있는 증거가 많이 나오기 때문인데요. 상식적인 수준을 넘어서는 통화나 특히 밤늦게 통화한 경우 또는 배우자와 상간자의 발신자와 수신자가 동일한 기지국으로 나온다면 서로 만났다는 증거가 되며, 더욱이 그 시간이 밤늦은 시간이라면 그에 대해 해명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여기서 주의 하실 점이 있는데요. 통신기록 조회를 위한 사실조회신청은 소장 제출 직후 되도록이면 빨리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배우자와 상간자가 부정한 행위를 이유로 소가 제기된 사실을 알게 되면 아무래도 통화를 안하게 될 것이고, 통신기록 자체도 1년 동안의 사용 내역밖에 조회가 안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부정한 행위를 이유로 이혼을 청구하려면 배우자의 부정행위가 있었음을 안 날로부터 6개월, 배우자의 부정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2년 이내에 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 기간이 도과 하였더라도 부정행위로 인한 갈등이 이혼 소송 당시까지 계속되고 있는 경우에는 민법 제840조 제1호의 부정한 행위에는 해당되지 않지만, 제6호의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점에 주의 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부정한 행위를 이유로 이혼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배우자가 부정한 행위를 한 상대방을 배우자와 함께 공동으로 하여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혼을 청구하지 않고 상간자만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는 위자료 액수가 이혼과 함께 청구하는 경우보다 조금 적을 있다는 점도 알려드립니다.

 

 

 

상대방의 부정행위를 알게 되면 당황하고 화가 나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해 하시는 분이 참 많은데요. 결혼 생활을 억지로 유지하는 것만이 본인에게 유리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이혼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지금, 극심한 스트레스만으로 지속되는 관계보다는 각자의 삶을 찾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이로 인해 곤란한 상황에 처해 계시거나, 고통을 당하고 계신 분은 이혼에 대해 전문성과 경험이 풍부한 변호사와 상담해보시길 바랍니다. 오늘의 포스팅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 드렸길 바라며 이만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