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 폭행? 혼인파탄의 주된 책임은 무엇일까

 

법정에 이혼 사건이 도달할 시점 즈음에는 사실상 부부 상호간에 감정싸움이 격화된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일방의 온전한 책임으로 인해 관계가 악화되거나, 서로의 자잘한 오해가 쌓여 성격이나 가치관차이로 인해 사이가 좋지 않아지기도 하지만 다른 상황도 있습니다.

 

분명 일방이 먼저 관계를 틀어질만한 상황을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 역시 분노와 배신감 등으로 갈등을 지혜롭게 해결하지 못하고 자신 또한 잘못을 저지르는 경우도 있죠.

 

 

 

최근 부산가정법원에서 다룬 사건은 혼인파탄의 주된 책임이 먼저 부부 상호간의 신뢰를 깨뜨린 외도에 있다느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이 사건 원고와 피고는 1997년에 혼인신고를 한 법률상 부부로서 성년이 된 자녀 1남 1녀를 두고 있었습니다. 원고는 결혼할 당시 술집을 운영하다 폐업을 하고, 여러 일을 전전하다 다른 지역에 취업하여 피고와 10여년간 주말부부로 지내오며 생활하였습니다. 이후 원고는 다시 가족이 있는 지역으로 내려와 함께 지내며 건설현장 일용직으로 일하였습니다.

 

이때 원고의 배우자인 피고 1은 백화점 직원으로 근무하며 맞벌이를 하며 계속 해왔습니다. 그런데 피고 1은 주말부부를 해오다 피고 2를 만나게 되었고, 이후 연인사이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실을 모르고 있던 원고는 함께 살게 된 이후 배우쟈의 늦은 귀가 등을 이유로 부정행동을 의심하다, 결국 둘의 관계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 원고는 피고1의 진심 어린 사과로 용서하고 넘어갔으나, 주변인들로부터 피고의 외도가 생각보다 더 오래되었다는 말을 듣고 음주와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폭력은 점차 심화되어 경찰이 출동하고, 입원치료를 받접근금지명령 등 보호처분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을 들여다 본 부산지방법원은 파경의 근본적이고 주된 책임이 피고에게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 측은 행위에 대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후 반성하고 사이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였음에도 원고가 버릇처럼 폭언과 폭력을 가하고 집착하였기에 이 지경에 이른 것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주장을 부정하였습니다.  원고가 피고들의 외도를 인지하기 전에는 버릇처럼 폭력을 썼다고 보이지 않는 점과 함께 두 피고의 외도 기간이나 정도로 인해 충격이 컸을 것이며, 이후 당사자 간 신뢰를 다시 쌓기까지는 충분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발생한 폭력은 정당화 할 수는 없지만 주요한 책임이 있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법원은 원고가 그 과정에서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한 점 등의 이유로 피고들은 공동하여 위자료로 1,5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고, 재산분할에 있어서는 기여도 등을 고려하여 5:5로 나누도록 하였습니다.

 

 

결국 각 당사자가 행한 행동이 어떠하였는지, 그리고 언제 어떻게 발생하였느냐에 따라 주된 책임이 무엇인지 달라지게 된다는 요지입니다. 다만, 행위에 따라 쌍방아 유책배우자가 되어 위자료가 기각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으니 해당 사건은 참고만 하여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