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인되어 이동중인 차량도 운행중인 차량에 해당될까요?

하루에도 수없이 일어나는 교통사고, 그 중에서도 자동차와 사람 사이의 사고는 피해가 크고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는데요. 각각의 과실 비율을 따지기는 하지만, 대개의 경우 피해는 차량에 가입한 보험으로 보상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자동차 손해배상 보장법에 의하면 이러한 교통사고의 보장범위는 '운행중'인 차량으로 한정되는데요.

 

 

 

여기에서 말하는 '운행'의 의미는 사람이나 물건의 운송과는 상관없이 자동차를 해당 용도에 따라 사용하거나 관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차량 안에 탑승하고 있다가 피해를 입었더라도 해당 차량이 운송수단으로써 그 본질과아무 연관이 없는 상태일 때에는 보상의 대상이 아니게 되는데요. 구체적인 사례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A씨는 자기 소유의 승합차를 도로 한 켠에 주차해두었다가 주차 위반으로 단속되었는데요. 불법주차한 차량을 견인하는 주차단속 견인기사는 A씨의 승합차 앞쪽을 들어 뒤쪽 두 바퀴만을 이용하여 견인하였습니다. 자신의 차량이 주차단속에 걸려 견인되고 있던 사실을 뒤늦게 발견한 A씨는 급히 쫓아가서 견인차 뒤를 손으로 잡으며 멈추라고 이야기 하였는데요.

 

 

 

이를 듣지 못하고 견인차가 곧 속도를 높이게 되자 뒤에 견인되어 있던 자신의 승합차 차량에 치이고 말았습니다. 사고가 난 즉시 병원으로 옮겼음에도 결국 A씨는 사망하게 되었는데요. 이에 A씨의 유가족은 승합차를 대상으로 가입해둔 보험사에 차량으로 인해 사망하였으므로 보험금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이 사안에 대해 재판부는 A씨의 유가족이 아닌 보험사의 손을 들어주었는데요. 해당 승합차가 자체적인 동력으로 움직인 것이 아니고 단지 견인차에 의해 견인되고 있었던 것은 '주행'으로 볼 수 없으며, 견인차의 화물에 불과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만약 와이어 등으로 다른 차량에 연결되어 견인되었다 하더라도 운전석에서 운전자가 핸들을 움직이고 차량을 조작하고 있었다면 운행중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이 사안에서는 그러한 정황도 없었기 때문에 승합차 운행에 의한 사고만을 보장하는 계약으로는 보험금 지급의무가 없다고 판단한 것인데요.

 

 

 

이 사안에서 비록 A씨가 자신의 차량에 가입해둔 보험으로 보상을 받지는 못하였지만, 견인차의 화물로써 이동중인 차량에 사고를 당한 것이기 때문에 견인차량이 가입해둔 보험을 통해 피해보상을 받는 것은 가능합니다. 운행중인 차량의 의미에 대해 대법원의 입장 역시 '운행중'인 차량은 자동차를 당해 장치의 용도에 따라 사용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히고 있는데요.

 

 

 

A씨의 사고와 그에 따른 결과는 매우 안타깝지만 자동차의 본질과 그 위험성을 고려할 때 법률과 판례의 엄격한 문언해석은 타당한 결과일 것입니다. 오늘의 포스팅이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이만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