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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 형사 · 행정

대포폰을 사용하는 것도 죄가 될까요?

범죄자 뿐만 아니라 비밀유지를 위해 기업인이나 정치인도 사용한다고 하는 대포폰은 사용자 자신이 아닌 타인명의로 개설된 휴대폰을 이르는 말인데요. 명의자와 사용자가 다르기 때문에, 사용에 따른 추적이 어려워 사회적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비밀스러운 업무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점을 근거로 각종 범죄에 이용될 소지가 많은 만큼 당국에서는 대포폰 사용을 강력히 단속하고 엄중하게 처벌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대포폰을 사용할 경우에 어떠한 처벌을 받게 되는지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대포폰의 사용은 전기통신사업법에 의거하여 처벌을 받게 되는데요. 전기통신사업법 제32조에 따르면 대포폰은 자금을 제공 또는 유통하여 주는 조건으로 타인명의로 전기통신역무의 제공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는 이동통신 단말장치를 개통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행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데요.




대포폰에 대한 속설 중 가장 일반적인 것이 개통자만 처벌받을 뿐이고 사용자는 처벌받지 않는다 라는 점입니다. 전기통신사업법의 규정에도 '개통'이라고 명시하여 언뜻 보면 개통자만 처벌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그렇지는 않습니다.




최근 법원의 판례에 따르면, 전기통신사업법 제32조의 4는 단순히 개통의 의미보다는 부정한 이용에 초점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데요. 본인이 직접 불법적인 타인 명의의 휴대폰을 개통하여 이용한 경우 뿐만 아니라 제3자를 통해 개통된 대포폰을 받아서 이용하는 경우 역시 처벌하고자 하는 취지라고 설명하였습니다. 해당 조항의 제목 또한 이동통신 단말장치 부정이용 방지 등인 점을 미루어 볼 때 이러한 판단은 정당한 해석이라고 보여지는데요.







이 판례는 대포폰 자체가 심각한 범죄를 발생시킨다기 보다는 2차 범죄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는 점, 또한 혹여나 다른 범죄행위를 용이하게 하도록 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대포폰의 구입과 사용을 실질적으로 제재하는 판단의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되었습니다.




한편, 타인 명의로 개설된 휴대폰을 임의로 사용하는 대포폰 사용자와는 반대로 스스로 휴대폰 명의를 타인에게 빌려주는 행위는 적법한 것일까요? 자신의 의사로 대여한 것이니 아무 문제가 없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휴대폰을 대여하는 것 역시도 통장의 대여와 마찬가지로 금지되는 행위인데요. 전기통신사업법에 의거하여 자신의 휴대전화를 타인에게 양도할 경우에는 1년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하셔야 합니다.




통장이나 휴대폰 등은 개인정보를 담고 있을 뿐 아니라, 이것을 이용하여 보이스피싱과 같은 제3의 범죄에 도움을 주게 될 가능성이 높은데요. 당장의 작은 이익을 위해 무거운 처벌을 받는 범죄행위를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오늘의 포스팅이 그동안 대포폰에 대해 궁금하셨을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