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범죄 · 형사 · 행정

통장으로 잘못 입금된 돈을 썼다면??

자신의 은행계좌 잔고를 확인하려고 은행에 가서 조회하던 중,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엄청난 돈이 입금되어 있다면... 어떻게 하실건가요? 입금 과정이야 어떻게 되었든지간에 자신의 통장에 들어온 돈이기 때문에 우선은 그냥 사용하고 보자는 마음으로 써도 되는 것일까요? 아니면 누가 입금한지도 모르는 돈이니까 다시 돌려주어야 하는 것일까요? 오늘은 잘못 입금된 돈을 쓰면 무슨 죄에 해당하고 어떻게 처벌되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누군가의 실수로 본인의 계좌에 거액의 돈이 들어 온 경우의 문제인데요. 대부분 이런 일을 언급하면 나에겐 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나, 혹은 정말 이런 일이 있기는 하는 거냐며 묻곤 하시는데요. 꿈 속에서나 상상해봄직한 기분 좋은 일일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계좌에 입금된 돈이라 하더라도 마음대로 사용하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데요. 지금까지 말씀드린 예는 실제 소송으로까지 진행되어 결국 대법원까지 가서 판결이 난 사안입니다. 이 판례를 토대로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008년 A씨는 자신의 은행계좌 잔고를 확인하던 중에 깜짝 놀라고 말았는데요. 이유는 자신의 은행계좌에 뜬금없이 300만 홍콩달러(당시 3억9,000여 만원 상당)가 입금된 것을 본 것입니다. 송금한 사람을 보니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는데요. A씨는 일단 자신의 통장에 있는 돈이니까 사용하고 보자는 생각으로 이 돈을 찾아서 그동안 밀린 물품대금과 직원들의 임금 명목으로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돈을 잘못 보낸 사람이 은행을 통해서 A씨를 찾아내 검찰에 고소를 한 사건인데요. 이 경우 돈을 다시 돌려주어야 하는 민사책임은 당연하겠지만, 그 외에도 이러한 행위는 어떤 죄로 형사처벌이 가능한 것일까요?

 

 

 

 

 

자신의 은행계좌에 뜬금없는 거액의 돈이 입금 되었을 때 잘못 행동하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데요. 법률상으로는 크레 점유이탈물횡령죄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단순 횡령죄에 해당하는지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우선 위탁관계를 인정할 수 있는지의 문제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데요. 단순 횡령죄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점유이탈물횡령죄에 해당하는지가 중요한 쟁점이 되는 이유는 법정형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단순한 점유이탈물횡령죄를 적용한다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 정도에 불과하지만, 횡령죄의 경우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형법은 규정하고 있습니다. 검찰도 이 사안에 대하여 고심한 끝에 점유이탈물횡령죄와 횡령죄 모두를 적용해서 기소를 했었는데, 1심과 2심 모두 점유이탈물횡령죄를 적용했던 사안입니다.

 

 

 

 

여기서 판례가 점유이탈물횡령죄를 적용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횡령죄는 위탁관계에 의하여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라는 신분을 요하는 범죄인데요. 위탁물을 기초로 위탁한 사람 사이의 신임관계를 중시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위탁관계를 중요시하므로, 위탁관계에 근거하지 않은 재물의 보관자가 이를 영득한 경우에는 횡령죄가 아니라 점유이탈물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하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보통 횡령죄에 대해서는 많이들 들어보셔서 어렴풋이나마 알고 계시지만, 점유이탈물횡령죄라는 범죄는 생소해하시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점유이탈물횡령죄는 어떠한 행위를 처벌하는 범죄일까요? 쉽게 말씀드리자면, 점유이탈물횡령죄는 유실물과 같이 단순히 다른 사람의 점유를 이탈한 재물을 횡령했을 경우에 적용되는 죄입니다. 예를 들자면 바람에 날려 이웃집의 빨래가 우리집 마당에 날아온 경우에 이 옷을 몰래 취득한 경우와 같이 해당 물건의 소유자가 자신의 의사에 반해서 빼앗기거나 점유를 침탈당한 것이 아니라, 우연히 잃어버린 물건 또는 분실물을 취득한 경우에 성립되는 범죄인데요.

 

 

 

 

이 사건에 대해서 최근 대법원이 1심이나 2심 법원의 판단과는 달리 횡령죄를 인정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면서 결과가 달라졌습니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결국 송금착오의 경우 신의칙에 근거한 위탁관계를 인정하고 이에 근거해서 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주었다는데에 대해서 의의가 있는데요. 누군가의 실수로 다른 사람의 돈이 입금된 경우에 자신의 통장에 그 돈이 있다고 해서 함부로 사용하시면 안되겠습니다. 이로 인한 분쟁으로 고민하고 계시거나 더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신 경우에는 법률 전문가의 상담을 받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