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피해로 인한 출산경력을 고지하지 않은 것이 과연 혼인취소사유에 해당할까?

여성에게 있어 임신과 출산은 인생의 가장 큰 경험이면서 또한 엄마가 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임신이 자신이 원해서가 아닌 성폭행의 피해로 인한 결과라면 어떠할까요? 출산 경력에 대해 상대방에게 소극적으로 고지를 하지 아니하거나 침묵한 경우혼인 취소사유인 사기에 해당되는지가 쟁점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출산경력을 고지하지 않은 것이 혼인 취소사유에 해당하는지와 더불어 혼인 취소의 소에 관하여 관련 판례와 함께 알아보고자 합니다.

1. 관련 조문

2. 혼인 취소사유로서의 사기의 의미

 

먼저 혼인 취소사유로서의 사기는 상대방을 기망하여 착오를 일으키게 하는 행위를 말하며, 혼인을 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고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에서 '사기'는 혼인 당사자 일방 또는 제3자가 적극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고지한 경우 뿐만 아니라 소극적으로 고지를 하지 아니하거나 침묵한 경우도 포함되는데요. 이 가운데 제3자에 의한 경우는 결혼정보업체 및 중매인이 상대방의 재산이나 신분, 건강 및 환경 등에 대해 고의적으로 진실을 감추고 과장하여 이에 속아 결혼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최근 국제결혼이 증가함에 따라 이주 여성들의 문제가 더욱 늘어나고 있는데, 취업 목적으로 위장결혼을 하는 경우와 혼인 의사를 결정할 때 속은 경우에는 혼인 취소의 필요성이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진작 사실을 알았더라면 결혼하지 않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누구나 할 수 있을 정도의 사유여야 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불고지 또는 침묵의 경우는 법령, 계약, 관습 또는 조리상 사전에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인정되어야 위법한 기망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쉽게 말씀드리자면 여기서의 관습 또는 조리상의 고지의무가 인정되는지는 당사자들의 연령, 초혼인지 여부, 혼인에 이르게 된 경위와 그때까지 형성된 생활관계의 내용, 당해 사항이 부부가 애정과 신뢰를 형성하는데 불가결한 것인지, 또는 상대방이 당해 사항에 관련된 질문을 한 적이 있는지 등의 구체적, 개별적 사정과 더불어 혼인에 대한 사회 일반의 인식과 가치관, 사회의 도덕관, 윤리관 및 전통문화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3. 혼인 취소 판결의 효력

사기, 강박에 의한 혼인 취소청구권은 사기를 안 날 또는 강박을 면한 날로부터 3월이 경과한 경우(제823조)에는 소멸사유에 해당됩니다. 다만 이는 혼인에 있어서 민법상의 특별규정으로 110조 2항은 적용되지 않음에 주의하여야 할 것입니다. 혼인 취소의 소는 반드시 가정법원에 청구하여야 하며, 신분관계의 변동을 신중히 하고 명확하게 하려는 취지에 근거하여 무효의 소와는 다르게 확인적인 것이 아니라 형성의 소의 성질을 가집니다. 따라서 판결은 당사자 뿐만이 아니라 제3자에게 대해서도 획일적으로 효력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당사자의 임의처분이 허용되지 아니하므로, 설사 당사자가 혼인취소에 대한 합의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혼인취소를 하는 것으로 조정이 성립되지는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혼인 취소의 효력은 소급하지 아니하므로, 취소된 혼인에 의하여 출생한 자(子)는 여전히 혼인 중의 출생자의 신분을 유지하고, 미성년자인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친권자와 양육에 관한 사항의 지정이 필요하며, 혼인 취소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와 재산분할청구의 문제가 발생됩니다.

4. 관련 판례

혼인 취소의 소는 요건이 까다롭고 쉽게 인정되지 않아 실제로 구체적 사안마다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혼인 취소 소송에 대해서 더 알고 싶으시거나 혹은 현재 그로 인해 분쟁을 겪고 계신 분들은 주저하지 마시고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