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인이 동의 없이 계약 체결 등 법률행위를 한 경우 책임져야 하는지?

표현대리 중 민법 제125조의 대리권 수여의 의사표시에 의한 표현대리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민법에서는 사적 자치의 확장과 보충 기능을 위해 대리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리행위라는 것은 의사표시자(표의자)와 법률효과의 귀속자가 다르게 발생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내가 모든 계약 체결 등의 행위를 할 수 없으니 다른 사람을 시켜서도 할 수 있도록 허용 하고 있다는 의미 입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그 대리의 의사표시를 다른 사람이 알 수 있게 위임장 등의 교부를 통하여 대리권을 수여하고, 대리인이 할 수 있는 행위의 범위도 위임장에 기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임의대리).

 

그런데 실제로 위임장 교부 등이 법률에서 엄격하게 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므로 본인이 수여한 대리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대리행위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는 수권행위(대리인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행위)가 없으므로 대리인이 한 행위로 본인이 책임져야 하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어떠한 경우에 실제 수권행위가 없더라도 대리권이 있는 것처럼 외관을 창출한 사람에게 법적 책임을 물어 본인에게 책임을 지우는 경우가 있습니다. 민법상 표현대리가 바로 그것이며, 민법 제125조, 제126, 제129조에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민법상 표현대리는 어디까지나 무권대리의 일종이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책임을 지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외관을 창출한 사람에게 일정한 책임을 지우고 이를 신뢰한 사람에게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경우에 보호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렇다면 조금 구체적으로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타인에게 실제로 대리권을 주지 않았으나, '주었다고 표시'함으로써 대리권 성립의 외관이 존재하는 경우 외관을 창출한 사람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입니다. 표현대리를 인정한 판례를 살펴보겠습니다.

 

○ 위임장을 포함해서 부동산에 관한 등기서류를 교부한 경우 표현대리 인정(대판 65다2210)

 

○ 본인이 타인에게 자신의 명의를 사용할 것을 허락한 경우 표현대리를 인정(대판 86다카1348)

 

위와 같은 사례들이 표현대리 책임을 진 경우인데, 이는 위와 유사한 케이스에서 무조건 적으로 위 판결이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 사정을 따져 함께 살펴 보게 됩니다. 따라서 이 부분은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 자신의 사례에 적용될 것인지 여부를 먼저 검토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표현대리가 성립할 경우 대리권 외관을 창출한 본인은 유효한 대리행위가 있었던 것과 동일한 법률효과를 받게 됩니다. 예를 들어, 실제 본인 소유의 부동산 매매에 대리권을 준 사실이 없었음에도 제3자에게 본인이 대리권을 수여한 사실이 있다고 통지하여 표현 대리자가 제3자에게 매도한 경우, 민법 제125조에 따라 본인은 부동산매매계약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되는 것입니다.